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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약체 OTT 웃고, 천만 감독 울고…2023 반전쇼! [연말기획]
2023.12.29 06:30
디즈니+ ‘무빙’·‘잠’·피프티피프티·에이티즈·‘경이로운 소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롯데엔터테인먼트·KQ엔터테인먼트·tvN
올해 대중문화 콘텐츠의 흥행 성패는 한 편의 ‘반전드라마’와 다름없었다. 방송, 가요, 영화 등 각 영역에서 쏟아진 콘텐츠가 ‘의외의’ 결과를 내며 업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흥행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스타 감독들의 신작, 시즌2 등은 잇달아 흥행 고배를 마셨고, 애니메이션 및 신예 감독의 영화, 최약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평가 받던 디즈니+의 드라마 등이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가요계에서는 ‘빌보드 꽃길’만 밟을 줄 알았던 걸그룹 피프티피프티는 전속계약 소송으로 파장을 일으켰고, 또 다른 중소 아이돌 그룹 에이티즈가 빌보드 1위를 차지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중소돌의 반란’

4인조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는 ‘큐피드’로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중소돌(중소 기획사 소속 아이돌)의 기적’으로 불렸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이들은 빌보드 연간 싱글 결산 차트 ‘핫 100 송’ 44위까지 하는 기록을 세웠다. 국내 음원차트도 아니고 세계 양대 음악 차트에서 장기 집권한 케이팝 가수는 피프티 피프티가 처음이라 이들의 화력이 어디까지 갈지 전 세계 관심사였다.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은 인기는 멤버들이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중소기획사 권익 보호를 위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 일명 ‘피프티 피프티법’까지 발의돼 관심이 쏠렸다.

중소돌의 기적은 또 한번 일어났다. 그룹 에이티즈는 최근 발표한 정규 2집 ‘더 월드 에피소드 파이널: 윌’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이들은 방탄소년단, 슈퍼엠, 스트레이 키즈, 블랙핑크,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뉴진스 등 이른바 4대 대형 기획사가 아닌 중소 기획사 소속 팀으로 1위를 기록했다.

●스타 감독·대작의 흥행 참패…신예·중소영화의 반전 흥행

스타 감독들이 올해 제대로 자존심을 구겼다. 1626만 관객을 모아 한국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2위에 오른 ‘극한직업’의 연출자 이병헌 감독의 ‘드림’, ‘신과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신화’를 쓴 김용화 감독의 ‘더 문’, ‘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강제규 감독의 ‘보스톤 1946’ 등이 잇따라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해영 감독의 ‘유령’, 임순례 감독의 ‘교섭’,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등 대표 흥행 감독들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유재선 감독의 저예산 호러 ‘잠’,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신예 감독들의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또한 ‘30일’과 ‘달짝지근해: 7510’ 등 개봉 전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중소규모의 로맨스 영화가 관객을 끌어 모으는 저력을 발휘했다.

●흥행 장담?…전편 성공까지 빛바랜 시즌2

시즌1의 성공에 힘입어 흥행이 예견됐던 시즌2 작품들이 잇따라 기대 이하의 평가와 흥행을 기록하며 전편의 명성에도 ‘스크래치’를 냈다. 11%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tvN ‘경이로운 소문’은 ‘카운트 펀치’라는 부제와 함께 시즌2를 내놨지만 혹평 속에 반토막 난 시청률을 기록했다. 4년 만에 나온 ‘아스달 연대기’의 2편 ‘아라문의 검’도 전편의 팬들까지 놓치며 종영했다. 넷플릭스는 시즌2 잔혹사를 이어갔다. 글로벌 흥행작 ‘스위트홈’ 시즌2를 3년 만에 내놨지만 기대와 달리 잇단 혹평으로 이미 촬영을 마친 시즌3에 대한 기대마저 꺼트렸고, 극찬을 받았던 ‘D,P.’ 시즌2 역시 전편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극장 개봉해 520만 명을 모았던 영화 ‘독전’의 속편인 ‘독전2’를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했으나 각본, 연출, 연기 모든 면에서 “역대 최악의 속편”이라는 평가와 함께 각종 평점 사이트에서 굴욕적인 평점을 받았다.

●디즈니+ 망작 플랫폼?…‘무빙’이 쓴 반전드라마



그야말로 집안을 일으킨 ‘효자’다. 국내 OTT 중 ‘후발주자’로 꼽혀온 디즈니+가 드라마 ‘무빙’을 히트시키면서 플랫폼의 입지까지 다졌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이 이미 선점한 한국에서 2021년 11월 뒤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는 좀처럼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너와 나의 경찰수업’ 강다니엘, ‘그리드’ 서강준,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정려원 등 톱스타들도 줄줄이 흥행의 참패를 맛봤다. 그러다 8~9월에 공개된 ‘무빙’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드라마가 올해 디즈니+ 로컬(지역) 오리지널 작품 중 최다 시청시간을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모은 덕분에 일간활성화이용자수(DAU)가 평균 15만 명에서 9월에만 3배가 넘는 47만 명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웨이브(73만 명), 쿠팡플레이(52만 명) 등과도 격차를 큰 폭으로 줄였다. 이에 월트디즈니코리아는 최근 “‘무빙’이 4분기에만 700만 명의 전 세계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이례적으로 드라마의 글로벌 성과를 공식 발표했다.

●‘애들이 보는 거?’…실사 영화 압도한 애니 전성시대

아동용, 혹은 일부 팬덤이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마니아 콘텐츠’로 여겨졌던 애니메이션이 남녀노소 모든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으며 극장가를 휩쓸었다. ‘엘리멘탈’(누적관객 723만 명)과 ‘스즈메의 문단속’(574만 명), ‘더 퍼스트 슬램덩크’(478만 명)가 마블 스튜디오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1’등 실사 블록버스터보다 더 많은 관객을 모았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239만 명),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200만 명)까지 포함한 총 다섯 편의 애니메이션이 올해 흥행 순위 20위권에 올랐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 피터 손 감독이 연출해 한국적 요소를 녹여낸 ‘엘리멘탈’은 북미를 제외하고 한국에서 가장 높은 흥행 수익(5486만 달러·710억 원)을 냈으며 애니메이션 열풍의 시작이 된 1월 개봉작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최장기 연속 상영 기록을 경신, 아직 극장에서 관객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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